대입 자기소개서의 내용들은 대부분 과거 자신의 행동과 경험에 대한 소개 입니다.
(물론 4번 문항에서 진로계획을 서술할 때는 예외입니다.)
그 행동과 경험들이 입학사정관의 공감을 불러 일으켜야 성공적인 대입 자기소개서가 됩니다.
"그랬단 말이야 대단한데"라는 소리를 듣는 게 최고의 목표가 되겠죠. 그런데 그런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설득력은 어떤 결과가
만들어지기까지 그 과정들이 구체적으로 서술됨으로써 확보됩니다. 결과만 서술하고 과정을
생햑해서는 공감을 끌어내기 힘듭니다.

"어릴 때부터 가진 예민한 성격 탓에 조금의 소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서 공부 집중에 큰 지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안좋은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 중학생때부터 학교를 마치고 도서관에서
문가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도움이 되어 고등학교에 진항하여 자투리시간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집중력이 이전 과목에 영향을 주어서 한번 계획한 것을 잘 매듭지을 수 있었고 특히 수학, 과학에서
고도의 생각이 요구될 때 흔들림 없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위의 내용에 어떤 문제가 있느거 같은가요? 얼핏 봐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예민한
성격 탓에 조그만한 소음에도 집중을 못했는데, 도서관에서 문과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을 하게되었다"는 것은 입학사정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그럼 왜 설득력이 부족할까요?결론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다시 말해 어떻게 해서 그런 결과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을 아래와 같이
쓴다면 입학사정관도 공감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안 좋은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 중학교 때부터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는 일부러 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를 선택했습니다. 일부러 더 소음이 많은 자리를 선택해서 소음에 익숙해지자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공부를 거의 못할 정도로 집중이 힘들었고, 그래서 그냥 조용한 자리로 옮겨갈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물러서면 저의 예민한 성격은 영원히 고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꾹 참고 버티었습니다. 그러자 3일 째 되는 날부터는 조금씩 집중이 되기 시작했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는 문을 여닫는 소리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학생이 쓴 처음 내용과 제가 고쳐 쓴 내용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어떤 결과(예민한 성격을 고침)가 발생했을 때 그 결과가 발생하게 된 과정을 입학사정관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만큼 상세하게 서술했느냐 안 했느냐의 차이 입니다.

위 학생의 글에는 근거가 불충한 내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어떤 부분인지 찾으셨나요?
바로 "이것이 도움이 되어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자투리 시간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이 부분입니다.

소음에 민감한 성격을 고친 것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것과 어떤 인과 관계가 있는걸까요?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이렇게 된 것은 어떤 결과의 발생 이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아서 입니다.
한 마디로 논리적 비약이 일어난 것이지요. 이 내용은 아래와 같이 고칠 수 있습니다.

"주변의 소음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자,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도 친구들의 떠드는
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고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새로 고친 부분에 추가 된 내용은 "쉬는 시간은 친구들이 떠들어서 소음이 생긴다"는 사실을 추가한 것입니다. 이 부분을 빼고 무작성 "소음에 신경 쓰지 않게 되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게 되었다"라고
써버리니까 읽는 사람이 왜, 그러헥 된 것인지? 하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입학사정관도 곰곰히 그 이유를 추론해보면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 내에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읽어야 하는 입학사정관의 입장에서는 그럴 시간이 없다는 게 문제 입니다.

구체적이고 생생한 글이 좋은 글이지만 한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정해진 글자 수를
넘기면 안 된다는 것입ㄴ디ㅏ. 그래서 구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세히 서술하다보면 글자 수를 넘겨
버리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제한 된 글자 수를 넘기지 않으면서 구체성과 생생함을 확보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필요한 최고의 기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